토끼를 기르기 전에 (1) - 마음의 준비
어떤 종의 토끼를 고를까? 어떤 색깔의 토끼를 고를까? 어디에서 토끼를 구입할까?...
토끼에 관심을 갖고 기르고자 하는 분들로부터 가장 많이 받는 질문들입니다.
그러나, 토끼를 기르는 데에 있어서 위의 질문들보다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바로 어떤 토끼냐를 생각하기 이전에 토끼의 주인이 될 나와 나의 여건이 어떠한가?를 아는 것입니다.
오동통한 몸매, 사랑스러운 눈동자, 앙징맞은 길쭉한 귀.. 정말 사랑스런 동물, 토끼를 마음으로만 좋아하는 것과 집안에 데려와 함께 살면서 기르는 것은 많은 차이가 있습니다.
다음의 사항들은 바로 이러한 차이점을 알고 행복한 토끼 기르기를 시작하는 데에 있어서 꼭짚어봐야 할 가장 중요한 사항들을 정리한 것입니다.
1. 떨어져서 바라보는 토끼는 너무나 귀엽고 사랑스러울 뿐이지만, 곁에 두고 기르는 토끼는 나 자신에게나 가족들에게 고통이 될 수도 있습니다. 토끼를 기르려는 결심 이전에 본인과 함께사는 가족들이 토끼 털에 알러지가 있는지를 먼저 알아봐야 합니다. 털 알러지가 없더라도 수시로 찾아오는 털갈이 때에 날리는 털들은 매우 성가시고 짜증나는 존재가 될 수 있습니다.
2. 토끼는 귀여운 외모의 말썽장이일 수도 있습니다. 끊임없이 집안의 전선을 끊어먹고, 가구나 문틀을 갉아 놓을텐데, 이에 대한 대책은 세우셨나요? 대책을 세우셨다고 해도 예상외의 말썽들은 언제나 가능성이 있습니다. 대책과 함께 필요한 너그러움까지도 갖추고 계십니까?
3. 토끼를 기른다는 것은 1년 365일 내내 하루에 두 번씩 꼬박꼬박 밥을 챙겨 주어야 하고, 신선한 물을 갈아주고, 정기적으로 케이지와 화장실을 치워주는 것을 의미합니다. 때로는 몸이 아프고 귀찮더라도 해야만 하는 일입니다. 이런 쉽지 않은 일을 기꺼이 감당할 자신이 있으신가요?
4. 밥과 물만을 챙겨주고 케이지에 쳐박아 두는 것은 더 이상 애완토끼가 아닙니다. 애완토끼는 여러분의 가족과 친구로서 함께 즐겁게 시간을 보내길 원합니다. 적어도 매일 한시간 정도씩은 토끼와 놀아주고 운동을 시켜줄 수 있어야 합니다.
5. 명절이나 휴가 때문에 집을 장시간 비울 경우에 대비한 대책도 미리 생각해야 합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믿고 토끼를 맡길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나중에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을 했다가 막상 상황이 닥치면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또한, 호텔링 서비스를 하는 업체나 동물병원의 비용도 상당히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6. 토끼는 보다 쾌적하고 행복한 생활을 누리기 위해 여러 가지 용품이나 케이지, 부식거리를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데에 들어가는 비용을 감당할 자신이 있습니까?
7. 토끼의 건강에 이상이 생긴 경우에는 반드시 동물병원의 수의사 선생님으로부터 진료를 받아야만 합니다. 치료에 들어가는 비용이 매우 클 수도 있는데, 충분히 지불할 능력이 있는지요? 당장 아픈 토끼는 여러분이 충분한 돈을 모을 때까지 기다려주지 못하고 세상을 뜨거나 불구가 될 수도 있습니다. 경제적인 자립을 하지 못한 미성년의 경우에는 부모님으로부터 토끼가 아플 경우 치료비에 대한 도움을 사전에 약속받아야만 합니다. 또한 우리나라에는 아직 토끼를 볼 줄 아는 전문 병원이 극소수이므로 병원에 데려가는 것은 금전 뿐 아니라 시간과 거리상의 부담도 매우 큽니다. 이에 대한 각오가 되어 있으신가요?
8. 개나 고양이만큼 다양하지는 않지만, 토끼도 정기적인 예방주사 접종과 구충제 복용이 필요합니다. 불임수술(중성화수술)은 사람과 토끼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여러 가지 이유로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권장하고 있는 사항입니다. 이에 대한 비용도 역시 생각해야 합니다.
9. 이전에 다른 동물을 길렀다가 포기한 적이 있습니까? 그런 사람들의 경우 토끼에게도 같은 일을 되풀이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전의 실패 원인에 대해 잘 생각해보고, 그러한 원인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면 토끼를 기르려는 결정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10. 혹은 다른 동물을 이미 기르고 계십니까? 그 동물이 토끼와 잘 어울릴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미리 잘 고려해 봐야 합니다.
11. 토끼의 수명은 보통 6-8년에서 최장 10년까지 다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열거한 이 모든 책임이 토끼의 생애 내내 이어져야 합니다. 한순간의 충동으로 데려온 토끼이지만, 여러분이 지어야 할 생명에의 책임은 최장 10년까지도 이어진다는 이야기지요. 특별한 사고나 질병이 발병하지 않는 한 토끼는 6-8년 정도 삽니다. 이 기간 동안 계속 토끼를 사랑하고 아끼고, 돌봐 줄 자신이 있으십니까? 중간에 주인과 환경이 바뀌는 변화는 토끼에게 매우 불행하고 슬픈 일입니다.
위의 열 한가지 사항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확신이 드셨다면, 이제 토끼를 기르기 위한 첫번째 단계를 통과하신 것입니다.
그러나, 아직 토끼를 품 안에 안기 위해선 아직 남아 있는 단계가 있습니다.
더 준비할 것이 많죠.
아기의 출산처럼 토끼를 집에 맞아 들이는 것도 신중한 마음가짐과 준비가 필요합니다.
그리고, 그 준비가 철저하면 철저할수록 돌아오는 보람도 더욱 커집니다.